이곳은 깊은 숲.
무시무시한 거미가 살고 있어요.
거미는 자신이 쳐 놓은 거미줄에
걸려든 건 뭐든지
다 먹어 치웠습니다.
거미는 평소처럼 거미줄을 치고
낮잠을 자러 갔습니다.
파리 한 마리가
웽~ 날아가다가...
거미줄에 걸렸어요.
파리가 벗어나려고
앵앵거리는 소리를 듣고 다가온
사마귀가...
거미줄에 걸렸어요.
사마귀가 벗어나려고
파닥거리는 소리를 듣고 다가온
개구리도...
거미줄에 걸렸어요.
개구리가 벗어나려고
바둥거리는 소리를 듣고 다가온
구렁이도...
거미줄에 걸렸어요.
구렁이가 벗어나려고
꿈틀거리는 소리를 듣고 다가온
올빼미도...
거미줄에 걸렸어요.
올빼미가 벗어나려고
퍼덕이는 소리를 듣고 다가온
동물의 왕, 호랑이도...
거미줄에 걸렸어요.
모두 거미줄에 걸려 허우적대고 있을 때,
수다쟁이 파리가 소리쳤습니다.
"우린 이제 끝난 목숨이야. 배고픈 거미가
우리를 몽땅 먹어 치울 테니까!"
거미를 본 적 없는 동물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거미가 그렇게 무서운 녀석이야?"
"당연하지. 내가 아는 한 배고픈 거미보다
무시무시한 건 본 적이 없으니까."
파리의 말에 동물들은 모두 겁에 질렸습니다.
그때, 저만치 음산한 기운과 함께
거미가 나타났습니다.
"흐흐, 누가 내 거미줄에 걸렸지?"
동물들은 거미가 나타난 걸 알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악, 배고픈 거미가 나타났다!"
"흐흐흐. 난 지금 무지 배가 고프다고!
내 거미줄에 걸린 것들을 모조리 먹어 치울 테야."
"거미님, 제발 살려 주세요!
저희는 그냥 지나가다가 걸린 것뿐이에요."
"살려 주시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만약 살려 주면 두 번 다시
이곳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어?"
"네, 네. 맹세해요.
다시는 거미님 앞에 나타나지 않겠습니다."
동물들은 배고픈 거미에게 살려달라고
싹싹 빌었습니다.
"그래? 그럼 한 번만 봐 주지."
거미는 거미줄을 끊어 주었습니다.
다시는 거미줄 근처에 오지 않겠다고
약속한 동물들은 헐레벌떡
숲 속으로 도망을 갔습나다.
"넌 남아 봐."
"네?"
아, 파리만 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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